<aside> 🔗 《The Chamber》는 캡션서울 2023 Open Call [CᵃSOC01]의 선정자 중 강채연, 송다슬, 원정백화점이 참여한 전시입니다. 본 인터뷰는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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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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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디지털 매체와 평면 매체를 혼합하며 작업하고 있는 강채연입니다.

Q2. 작가님은 디지털 이미지에 회화의 요소를 섞어 상반된 속성이 혼합된 작업을 선보이고 계신데요. 작업 과정과 방식이 궁금합니다.

A2. 처음에는 회화 작업을 주로 하다 디지털 툴을 다루면서 두 매체의 속성을 섞은 새로운 매체를 실험하고 싶었습니다. 기존의 사진 인화 방식과 판화의 모노타이프 방식을 차용해서 디지털 프린팅된 결과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을 때 잉크를 씻어내거나 잉킹하는 행위를 덧붙여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결과물이 재밌어서 이러한 작업 방식을 지속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회화로 옮길 때도 위와 같은 방식을 살려서 작업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A NEW GENERATION PROFILE은 AR Filter를 사용해 찍은 사람들의 셀카를 수집하여 포토샵으로 본래 사람 피부가 남은 부분을 제거하며 드로잉 후 디지털 프린트와 전통 프린트의 방식을 혼합해 시작한 매체 실험 작업이었어요.

이를 한 번 더 옮기는 과정에서 판화와 회화의 혼합을 시도하며 기름을 많이 드랍하고, 붓이 아닌 휴지나 다른 도구를 사용해 터치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디지털 시아노 타이프 작업은 유니티 3D 툴로 만든 unfake garden을 툴 속에서 사진 찍어 프린트 후 시아노 타이프처럼 물에 씻은 작업인데요. 물에 씻으면 뒷면의 원본 이미지가 앞면에 배어 나오며 positive가 negative로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이처럼 디지털-판화-회화 로 넘어오며 매체 간 속성을 레이어링해 중간 속성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Q3. 디지털이 주가 되는 작업임에도 신체의 표면이나 세포 등을 표현해서 신체성이 함께 느껴집니다. 이러한 작업 주제를 택한 이유와 계기가 있을까요?

A3. 처음부터 신체성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자세히 들어가면 제 신체에 대해 이야기 해야하는데, 알 수 없는 저림과 붓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오랫동안 해소가 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직접 신체로 겪게 된 신기한 종양은 기형종으로, 처음 접해보는 이상한 종양이었습니다.

그 특성이 괴상하면서 독특해서 고통과 동시에 흥미로움도 컸는데요.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심장이 뛰고, 자아는 없지만 아기처럼 기관을 스스로 분열하며 만들어내는 거부당한 덩어리라는 게 흥미로워서 작업을 통해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그 외에도 항상 무의식중 염두에 두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작업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 같아요. 특히 피부 표면이 변화하는 증상들이나 피부 속에서 진동하는 느낌으로 많이 나타나서 신체성이 직접적으로 전면에 강하게 드러나는 작업보단 은유적으로 감각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결함이 있는 신체성을 마주할 수 있게 무형의 중간지점을 해소의 장으로 설정하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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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4. 이전에는 작은 크기의 프린팅 작업을 주로 해왔습니다. 계속 작업의 크기를 키워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번 전시에서는 처음으로 대형 작업을 보여드리게 되었어요. 디지털 피부는 나날이 인간의 노화하고 각질 있고 주름지는 피부를 욕망하는 반면에 인간의 피부는 매끈하고 탱탱하고 반짝거리는 디지털 피부를 욕망하는 아이러니가 흥미로웠습니다. 영원히 부식되지 못하는 슬픔의 미래 세계와 영원히 존재할 수 없는 현실 세계가 서로 닮아서 그 둘의 중간적 성질을 가진 피부는 어떨지 상상하며 작업했어요.